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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행다법 : 차를 우려내는 방법, 다식

by 건강수 2023. 6. 26.

차를 우려내는 걸 '행다'라고 하고, 차를 우려내는 방법을 '행다법'이라 한다. 차를 우려낼 때는 과정마다 각각 방법이 있고 그 방법들이 갖는 의미가 있으며 나아가 그 방법대로 절도 있고 바르게 행다 하였을 때 비로소 차뿐 아니라, 찻자리 문화의 완성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행다법은 차를 우려 마시는 모든 찻 일을 말한다. 행다법의 목적은 차도구를 다루는 법을 알고 그 묘법을 터득하여 행다의 이치와 법도를 깨달아 일상적인 생활에 응용할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정신적인 안정을 동시에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올바른 '행다법'에 대해 알아보자.

썸네일 전통차

 

행다법 : 차를 우려내는 방법

'행다의 순서'라 명명한 이유는 단순히 차를 음용하는 것이 아닌 기본적인 예를 갖추어 자리의 격을 높이자는 의미를 담았다. 차를 마시는데 정해져 있는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어 음용한다면 초대받은 사람도 좀 더 대접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1. 찻자리에 앉기 : 차탁이나 차상 곁에 둘러앉는다. 이때 차를 내는 사람(팽주)의 양 옆은 비워 둔다.

2. 다구(茶具:찻그릇과 다도구)를 정돈한다.

3. 찻그릇 데우기: 귀 사발, 다관, 찻잔 순서로 끓인 물을 옮겨 붓는다. 

4. 찻잎 보기 : 차 숟가락에 차를 꺼내어 담아 그 양을 가늠한다. 찻잎을 돌려보기도 한다. 

5. 끓인 물을 숙우(귀사발)에 붓는다. (녹차: 녹차를 우려낼 때에는 반드시 끓인 물을 숙우에 한 번 식혀서 찻잎을 우려낸다)

6. 다관에 찻잎을 넣고 물을 부어 우려낸다. 우려내는 동안 찻잔의 물은 퇴수기에 비운다. 

7. 우려낸 찻물을 숙우(귀사발)에 따른다. 

8. 처음 우려낸 찻물은 팽주의 잔을 먼저 채우고, 대접받는 이들의 잔들을 시계방향으로 채운다. 이때 잔은 8부 정도 채우는 것이 적당하다. 

9. 차를 마신다. 찻잔은 오른 손으로 쥐고, 왼 손으로 받쳐든다. 차의 색, 향, 미를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신다. 

10. 같은 찻잎으로 5,6,7을 되풀이하며 차를 우려낸다. 두 번째 이후부터는 각자의 임의대로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다식 : 차와 함께 마시는 과자 

예부터 다식은 불현듯 손님이 와도 언제든지 따뜻한 차와 함께 마음을 할 수 있는 과자였다. 송홧가루나 검은깨 또는 예쁜 물을 들인 쌀가루를 꿀에 버무려 다식판에 꼭꼭 눌러 담으면 다식판의 문양을 그대로 새긴 예쁜 다식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다식은 쉽게 만들 수 없고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어렵고 고급 음식으로 취급되어 왔다. 하지만 현대의 다식은 그 범위가 넓어져 일상생활에서도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우리의 고유 먹거리들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음식만은 아니다. 

다식은 차가 지닌 독특한 맛인 떫고 쓴 맛과 조화를 이루어 차맛을 더욱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영양을 고려한 간식으로서의 가능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차와 함께 하는 음식이므로 씹을 때 소리가 요란하거나, 가루가 많이 떨어지는 음식, 즙이 흘러나오는 음식, 너무 딱딱하거나 자극적인 맛과 향이 있는 음식은 다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인 다식은 부드럽고 적당한 단맛이 있으며 재료가 가진 천연의 맛과 향이 은은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모양과 색이 잘 어울리고 보기 좋은 것이면 금상첨화의 다식이 될 수 있다. 

다식판의 무늬는 기원을 담고 있는 또하나의 언어표현체계이기도 하다. 그 의미를 글씨로 표현한 것이 문자문으로 문자문 다식판은 주로 상류층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수(壽), 복(福), 영(寧), 부(富), 귀(貴), 다(多), 남(男)의 문자를 사용하여 '수복'은 부모님의 회갑 ㄸ 자식들의 효성을 나타내는 무늬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 다남은 자손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혼례식 때 많이 사용하였다. 부귀는 자식이 부유하고 격이 높은 삶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것으로 백일이나 돌 때 주로 사용하였다.  또한 동물 문양으로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였는데, 박쥐 모양은 다남을 의미하며, 물고리 문양은 어로 생활을 통한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에서 부귀, 길경, 다손을 의미한다. 또한 거북이는 예로부터 만년을 사는 동물로 여겨져, 일반적으로 귀갑문이라고 하는 거분이 등의 모양을 본떠 만든 육각형 무늬는 십장생 문양과 더불어 장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식물의 문양인 사군자는 어려움의 극복과 친구 간의 우애를 돈독히 하는 뜻으로 그중 매화는 운치(선비의 아취), 난초는 향기(제왕), 국화는 윤택한 기운(호걸의 풍치), 대나무는 청아함(대장부의 기백)을 뜻한다. 또한 국화문, 파초문, 팔괘문, 칠보문 등은 화복과 번영을 의미하고 석류문은 다산, 복숭아 문양은 벽사와 장수를 의미한다. 

이렇듯 향기로운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예의를 배우는 자리가 될 것이며 함께 하는 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또한 차와 함께 다식을 먹는 것은 다식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과 뜻을 새기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눈으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맛을 즐길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