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다. 영국인들은 보통 하루에 여섯 번이나 티타임을 가진다고 한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차 소비와 더불어 식사시간에도 변화가 생겼다. 1800년 당시엔 아침을 오전 8시~ 9시 사이에 먹고, 저녁은 7시 30분 혹은 그 이후에 먹었다. 그 사이에는 아무 음식도 먹지 않았다. 이렇듯 식사 간격이 무척 길다 보니 차를 마시는 간식 시간이 차츰 보편화되어 오찬 또는 가벼운 식사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이를 자신의 소설에서 <오후의 햇살>이라고 불렀다.
애프터눈 티
애프터눈 티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베드포드의 일곱 번째 공작부인인 안나 마리아 러셀이라고 전해 오지만, 1841년 당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후의 차를 즐기고 있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공작부인인 안나가 기분이 좋지 않아 자신의 침실로 차와 빵, 그리고 약간의 버터를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 <애프터눈 티>의 시작이라고 한다.
애프터눈 티는 다른 말로 로우 티라고도 부르는데, 손님들이 높이가 낮은 협탁이나 간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낮은 팔걸이의자에 편안하게 둘러앉아 차를 즐긴 데서 비롯되었다. 오래지 않아 애프터눈 티는 상류층과 중산층 여성들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시간으로 널리 전파되었다. 식사용 음식은 이내 좀 더 거창해졌고 빵 가장자리를 자른 핑거 샌드위치, 스콘, 디저트 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산층 사이에서는 돈을 아끼기 위해 각자 음식을 가져오는 방법으로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절약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애프터눈 티>의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애프터눈 티의 에티켓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에티켓과 방법, 함께 낼 음식에 대한 팁을 소개한다. 동양의 다도가 다도 의식 자체에 집중하는 '놀이'라면 서양의 다도는 에티켓과 매너에 치중한 '사교'의 성격이 짙다. 사람들과 차를 즐기기 위한 찻주전자, 설탕과 크림통, 레몬 조각을 담을 접시, 잔과 잔받침, 티스푼, 설탕과 레몬 조각을 집을 집게만 있으면 된다. 음식을 곁들여 내는 경우 작은 접시, 잼을 펴 바를 나이프, 포크가 필요하다.
1. 테이블 아래 무플 위로 냅킨을 펼쳐둔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는 냅킨을 테이블이 아닌 의자 위에 올려놓는다.
2. 집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의 경우, 다른 손님들에게 차를 따라 달라고 부탁한다. 이런 요청을 받는 것은 영예로운 일이다.
3. 손님이 기호에 따라 우유를 넣을 수 있도록 잔의 4분의 3만 채운다.
4. 얇게 썬 레몬 조각을 준비한다. 설탕과 레몬을 넣을 거라면 차를 따른 다음 설탕을 먼저 넣고 레몬을 나중에 넣는다. 레몬만 넣을 거라면 차를 따른 뒤 레몬을 넣는다. 레몬이 우유를 응고시킬 수 있으므로 둘을 같이 넣어서는 안 된다.
5. 차를 저을 때는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6. 자주 쓰지 않는 쪽 손을 살짝 벌린 상태로 손바닥 위에 잔받침을 올린다. 자구 쓰는 손으로 찻잔을 잡는데 집게손가락을 잔 손잡이에 넣고 엄지를 그 위에 올려 받치고 중지는 손잡이 아래쪽에 둔다. 남은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말아 잔을 쥔다. 새끼손가락을 펴서는 안 된다.
7. 여러 층으로 된 쟁반이나 개별 접시에 담긴 음식을 가져다 먹을 땐 핑거 샌드위치처럼 짭조름한 것부터 먼저 먹고 스콘으로 넘어간 다음 달콤한 디저트로 마무리해야 한다.
8. 음식은 손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자그마한 크기여야 하고 들기 편해야 한다.
9. 스콘을 찍어 먹을 분량의 잼, 시트러스 커드, 클로티드 크림 등을 접시에 놓는다.
10. 스콘은 칼을 이용해 가로로 반을 자른다. 칼이나 버터칼로 잼, 커드, 클로티드 크림을 스콘에 바르고 한입 먹을 때마다 덧발라 먹거나 작은 조각으로 쪼개어 하나씩 찍어 먹어도 된다. 잼이나 커드는 크림을 바르기 전에 올려야 한다.
다도는 차를 우리거나 마실 때 지켜야 할 예의범절을 말한다. 다도에는 나라별로 특색이 있는데 상당히 체계가 잡힌 곳이 있는가 하면,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는 곳도 있고 혹은 그 중간인 곳도 있다. 이렇듯 차 한 잔을 마시는 데에도 각 나라별로 중시하는 예의가 다르다. 작은 행동이 상대방에게 존중과 환대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걸 염두하고 나라별로 다른 다도의 세계를 즐기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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