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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다구(茶球) : 차문화를 담아낸 다구, 다구의 종류

by 건강수 2023. 7. 2.

우리가 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다구(茶球)는 복잡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실제로 필요한 다구는 몇 가지 안 된다. 좋아하는 사람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단출하게 마실 거라면 차(茶)와 물을 끓일 주전자, 찻잔, 찻주전자만 있으면 된다. 물을 끓일 주전자는 불 위에 올려놓고 쓸 수 있는 평범한 주전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식품 온도계를 준비하거나 옆에서 지켜보며 적절한 온도에 도달했을 때의 징조를 살피면 된다. 다구의 크기와 형태는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고 동양식 혹은 서양식으로 차를 끓일지 여부에 따라 필요한 도구가 조금씩 다르지만, 관습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끓는 물이나 뜨거운 물을 담을 수 있는 용기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괜찮다.

 

썸네일 다구
도구를 갖추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도의 즐거움이다

 

문화에 따른 다구(茶球)의 차이 

1. 동양식 다기 : 여러 번 우려 매번 다른 풍미를 즐기는 동양식

서양식 다기(茶器)에 비해 동양식 다기(茶器)는 크기가 작은데, 그 이유는 차를 우리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향미료나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은 순수한 찻잎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서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찻잎을 우리는 반면, 아주 짧은 시간 우린다. 한 번 넣은 찻잎은 맛이 사라질 때까지 여러 번 우려 마시기 때문에 따로 찻망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여러 번 우리는 과정을 통하여 매번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찻주전자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동양식 작은 찻주전자 중에는 유약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들이 있다. 이런 찻주전자를 두 개 이상 가지고 있다면 각기 한 종류의 차를 우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유약 처리가 되지 않은 표면에 차 맛이 배어들어 다른 차를 우리면 맛이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2. 서양식 다기 : 한 번에 긴 시간 우리는 서양식


서양식 찻주전자는 동양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전자보다 더 크지만 한 번에 사용하는 찻잎의 양이 적고, 찻망에 넣어서 동양식 보다 좀 더 오래 우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향미료를 가미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모두 사용하되 한 번 이상 우리는 일은 거의 없다. 우롱차, 녹차, 흑차는 같은 찻잎으로 한 주전자 이상 우릴 수 있지만 두 번을 넘기기는 어렵다.

다수의 차 전문가들은 서양식으로 차를 끓일 때 물 170ml당 마른 찻잎을 2~3g 넣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작은 디지털 저울을 사서 중량을 달아보는 게 정확하겠지만, 찻잔 하나에 찻 숟가락으로 수북이 한 번이면 적당하다. 그렇지만 한 번 마실 때 어느 정도 양을 넣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각자의 눈대중과 기호에 맞추면 된다.

다구(茶球)의 종류 

1. 찻망 : 너무 작은 찻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잎차를 사서 서양식으로 즐기고 싶다면 찻잎을 담아 물에 넣고 차를 우린 뒤 건져낼 수 있는 찻망이 필요하다. 우린 찻잎은 마른 잎에 비해 3~ 5배 정도 팽창하므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도록 적당한 공간이 있는 찻망이 좋다. 마른 잎이 펴지는 것을 '찻잎의 고통'이라고 부르는데 찻잎이 충분히 펴져야 잎이 지닌 모든 맛이 잘 배어 나온다.

찻망이 너무 작으면 찻잎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서 차의 숨은 맛까지 파악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찻망을 선호한다. 다만 작은 공 모양의 티볼은 너무 작아서 권하지 않는다. 만약 여행을 갈 때 다구를 챙기고 싶다면 차망의 경우는 염료 처리가 되지 않은 종이 찻망을 구입해 활용하는 것도 차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2. 찻주전자 : 너무 비싼 것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찻주전자가 필요하다. 찻주전자 안에 따로 거름망이 있는 것이 편리하지만, 거름망이 없어야 찻잎이 안에서 충분히 점핑할 수 있기 때문에 맛과 향이 잘 우러날 수 있기도 하다. 보통 유리, 도자기, 자기 혹은 골회 자기로 만든 찻주전자를 선호하지만 찻주전자에 큰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3. 찻주전자와 찻잔을 하나의 세트로


다구를 구입하다 보면 '티 포원', '티 포투' 같은 용어들을 접하게 된다.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직접 보면 바로 쉽게 이해가 간다. 바로 찻주전자와 찻잔이 하나로 겹쳐져 있는 형태의 다구를 의미한다. 찻주전자 아래 찻잔이 하나로 겹쳐져 있는가, 두 개로 겹쳐져 있는가에 따라 이름이 '티 포원'과 '티 포투'로 나뉜다. '티 포원'과 '티 포투'는 찻주전자와 찻잔이 하나로 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4. 차의 온도를 지켜주는 다구들


차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구들은 티매트, 티코지, 티코스터 등 다양하다. 찻주전자와 찻잔 아래 까는 티매트, 찻주전자 위에 씌우는 보온용 덮개인 티 코지,  잔받침인 티 코스터를 격식을 갖추기 위해 미관상의 이유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것들은 모두 차가 빨리 식지 않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차는 온도가 매우 중요한 음료다. 따라서 차가운 테이블 위에 그냥 올려놓는 것보다는 티 매트나 티 코스터를 사용해 차가 식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주는 것이 좋다. 티 코지만 사용해도 차의 온도를 30분 동안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5. 그 외에 필요한 다구(茶球)


그 외에 티 트레이, 티메져 등이 있다. 티 트레이는 티백을 건져놓는 용기로, 티 트레이가 없다면 작은 접시를 활용해도 무방하다. 티 메져는 찻잎을 뜨는 숟가락으로 한 스푼이 약 3g정도의 양이다. 보통은 찻잎을 뜨는 숟가락을 티 스푼이라고 하는데 홍차 계량용 찻숟가락은 특별히 '티 메져'나 '캐디 스푼'이라고 부른다.

이상으로 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각 나라마다 전해오는 차문화를 즐기며 다도를 하는 것도 좋지만, 문화의 지향성을 위하여 차를 마시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다구를 갖추고 차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욕심을 낸다면 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즐겁고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