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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젊은이들의 가치소비를 선도하는 스타벅스

by 건강수 2023. 7. 16.

스타벅스는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라 표현을 해도 될 거 같다.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출시한 대안육 활용한 3가지 푸드(플랜트 미트볼 치즈 샌드위치, 플랜트 미트 에그 포카치아, 플랜트 미트볼 수프)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문화, 가치소비를 선도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스타벅스의 창업과정을 통하여 그 이유를 알아볼까 한다.  

썸네일 : 스타벅스
전 세계의 커피 문화를 이끄는 스타벅스

스타벅스 네이밍의 유래 

스타벅 Starbuck은 허먼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다. 그럼 '스타벅'이라는 항해사가 커피를 좋아했을까? 안타깝게도 소설 내내 그는 단 한잔의 커피도 마시지 않는 걸로 나온다. 그러면 왜 굳이 항해사의 이름을 딴 커피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왜냐하면 스타벅스를 창업한 세 명의 사업가가 커피를 사랑하는 만큼 모두 문학을 매우 사랑하는 남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국적 커피 전문점으로 64개국에서 총 23,187개의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에 고품질 커피를 유행시키기 전의 스타벅스는 주로 고급 커피콩과 드립 커피 메이커를 취급하는 시애틀의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 스타벅스는 한 해에 무려 40억 잔의 커피를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 창립자 고든 보커, 제리 볼드윈, 지브 시클은 모두 문학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보커는 작가였고, 볼드윈은 영어 선생님, 시글은 역사 선생님이었다. 
이들 중 스타벅스 브랜드 네임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작가인 보켜였다. 그는 캐스케이드 산맥과 레이니어 산이 그려진 오래된 광산지도에서 '스타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을 발견했다. 마을 이름을 보다가 '보커'는 곧바로 모비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이름을 떠올렸다. 커피랑은 상관없었지만, 매력적이라 여긴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 창립자인 세 사람은 스타벅의 맨 뒤에 'S'를 붙여 발음을 더 좋게 만들었고 이 브랜드 네이밍은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스타벅스' 브랜드 네이밍으로 자리 잡았다. 

스타벅스 로고 : 세이렌

스타벅스의 로고는 세이렌에서 유래했다. 맨 처음 로고는 1971년 상반신 나체인 레이렌이 등장하고 이후 총 세 번의 변화를 거쳐 지금의 녹색 배경인 세이렌 얼굴이 확대된 형태로 변화하였다.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가진 전설의 동물이다. 이탈리아 반도 서부 해안의 절벽과 바위로 둘러싸인 사 이레눔 스코폴리라는 섬에 사는 바다의 님프들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세이렌'의 모습은 여인과 새의 복합체로 표현되었다면, 중세 시대 이후에는 여인의 상체가 강조되고 물고기의 꼬리가 합쳐진 '인어'의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세이렌은 '여성 유혹'내지는 '속임수'를 상징하는데 그 이유는 섬에 선박이 가까이 다가오면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드는 충동질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특히 암초와 여울목이 많은 곳에서 거주하는 이유도 노래로 유인한 선박들이 난파당하기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창업 

스타벅스는 1971년에 창업됐다. '피트'의 강배전 고품질 커피에 매료된 '고든 보커', '제리 볼드윈', '지브 시클' 등 세 명이 시애틀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아는 스타일과 사뭇 달랐다. 자가 배전 원두를 판매하는 소매 중심의 작은 가게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재와 같은 스타일이 된 것은 '하워드 슐츠'라는 경영자에 의해서이다. 1981년 그들의 가게를 방문해 가능성을 간파한 하워드는 이듬해 입사한 뒤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의  관심은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음료 판매로 이어졌다. 1984년 그의 기획으로 점포에 병설한 바르(에스프레소 바)가 대히트를 했다.
그러자 이것을 본업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슐츠'와, '피트' 같은 자가배전점을 이상향으로 삼는 '볼드윈'과 견해차가 심해졌고, 의견을 굽히지 않은 슐츠는 독립을 했다. 그리고 슐츠는 1986년 에스프레소 판매점 '일 조르나레'를 개업했다.
한편 볼드윈은 원래 '피트'의 회사였던 「피트 커피&티」가 매물로 나오자 이를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되었고, 1987년 자금 상황이 악화돼 피트 커피와 스타벅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갈림길에 섰다. 그때 볼드윈이 선택한 것은 자신이 동경해 온 피트 커피였다.

결국 스타벅스는 슐츠에게 매각됐고, 슐츠는 스타벅스라는 이름으로 일 조르나레를 합병했다. 우리가 아는 현재의 스타벅스 스타일 은 1986년 슐츠가 창업한 '일 조르나레'에서 확립된 방식이다.  슐츠 자서전에 따르면 1983년 밀라노 여행 중 현지의 바르를 체험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곳의 방식에 감동한 그가 이것을 스타벅스의 콩으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초기 메뉴 

스타벅스의 개업 초기에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본격적인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증기로 우유 거품을 내서 부은 카페라테였다. 이 스타일은 나중에 시애틀 풍이라 불리게 되었다. 사실 1980년대 중반 미국은 패션과 식사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이탈리안 붐이 일던 때였다. 이런 흐름을 타고 그때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던 젊은 층을 모두 끌어들인 것이 슐츠의 성공요인이었다.

슐츠의 스타벅스는 실상 스페셜티 업계의 후발주자였다. 그럼에도 그가 이끄는 스타벅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페셜티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미디어들은 스페셜티 업계를 대표하는 신시대 기수로서 슐츠를 자주 등장시켰다. 이렇게 미국의 스페셜티 시대는 1986년을 기점으로 한 전반과 후반의 스타일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스타벅스 대두로 자동화, 획일화한 에스프레소가 미국에 확산되는 시대가 촉진됐다고 정의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의미 : 스페셜 티 

스타벅스는 그동안의 커피에 반향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커피에 대한 품질 기준의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뛰어난 커피콩을 활용해 만든 스페셜티 커피의 보급에 앞장섰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스타벅스의 커피를 이제는 '스페셜 티'에 대해 바로 알고 의미를 새기며 음미해 보면 어떨까?

※ 스페셜티 : 그동안 커피업계는 등급구분이 '감점제'에 따른 품질평가였다.  그래서 향미에 문제없는 레벨을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하는 데 적합한 평가방식이었다면 스페셜티는 가산제 평가를 채택하여 향과 산미 등 향미의 요소별 점수를 부여하고 그걸 합산하여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향미에 문제가 없는 정도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뛰어나지 않으면 스페셜티가 될 수 없도록 전문 인증감정사가 평가를 했다.